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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만 잡으면 펄펄, 운동장에선 날아요[부산일보2010.9.10]

조회 : 865

등록일2010-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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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만 잡으면 펄펄, 운동장에선 날아요
장애인체전 뇌성마비 축구 부산대표 문재식
남태우 기자 icon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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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체전 뇌성마비 축구 부산대표 문재식
뇌성마비 축구 부산대표팀 공격수 문재식(왼쪽) 씨가 9일 충북전에서 슈팅을 하고 있다.
문재식(29) 씨는 부산 천마재활원에서 생활한다. 그는 뇌성마비 3급 중증장애인이다. 다리를 많이 절고 말투도 어눌하다.
9일 대전 대덕특구본부 종합운동장에서 만난 재식 씨는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그는 제30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출전한 뇌성마비 축구 부산대표팀 공격수다. 충북과의 준결승 경기가 시작하기 전 재식 씨가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니 '과연 축구를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준결승 충북전 4골 몰아쳐
100m 15초대 AG 메달 꿈

경기가 막상 시작하자 재식 씨의 모습은 180도 달라졌다. 걸을 때는 느릿느릿하며 위태하기까지 보이던 그가 축구장에서 펄펄 날고 있는 것. 그는 공을 한 번 잡았다 하면 상대 수비수 2~3명은 가볍게 제친다. 놀랍게도 재식 씨의 100m 달리기 기록은 15초대라고 한다.
축구 경기하는 모습만 보면 그가 장애인이라는 생각은 전혀 할 수 없다. 그가 부산대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다. 7명이 하는 뇌성마비 축구경기지만 솔직히 부산팀에서는 재식 씨만 눈에 띈다. 그는 이날 4골을 혼자 넣었고, 부산은 7-3으로 이겨 결승에 올랐다.
재식 씨가 축구를 시작한 것은 16년 전이다. 천마재활원에 들어가면서 운동을 접했다고 한다. 그는 부산에서는 유일한 뇌성마비 축구 국가대표다. 눈치가 빠르고 볼센스가 좋으며 드리블이 뛰어난 게 장점이다. "축구가 뭐가 좋으냐고요. 아이고, 하기 싫어요." 엄살을 떠는 재식 씨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키 160cm인 재식 씨의 장애 상태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한다. 지금도 시간이 흐를수록 몸이 굳고 근육도 약해진다는 게 부산대표팀 장성백 감독의 설명이다. 신라대 체육학과 4학년인 장 감독은 2년전 우연히 천마재활원 축구팀을 보게 됐다가 감동을 받아 지금까지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장 감독은 재식 씨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 "2년 전에는 그야말로 펄펄 날았어요. 지금 실력은 그때에 비하면 절반 수준밖에 안됩니다. 몸도 훨씬 약해졌고요."
그가 운동을 계속하지 않았다면 장애는 지금보다 훨씬 더 심해졌을 지도 모른다. 축구를 즐긴 덕분에 근육이 계속 버텨주고 있다는 것. 재식 씨는 오는 12월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4강권 수준이라고 한다.
"꼭 메달을 따고 싶어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어요. 그리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도 꼭 나가 태극기를 휘날리는 게 꿈입니다." 재식 씨의 눈은 벌써 광저우를 넘어 런던으로 향하고 있다.
대전=남태우 기자 leo@busan.com
 

부산일보 | 35면 | 입력시간: 2010-09-10 [10: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