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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유일 휠체어농구단

조회 : 1,182

등록일2009-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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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3월 02일

 

 

부산 유일 휠체어농구단 `골드윙스`
 
  신라대 체육관에서 맹연습 중인 부산골드윙스 휠체어 농구단 멤버들이 훈련을 마친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휠체어 농구는 1945년 영국의 아리레스베리시에 있는 '스톡 맨디빌 병원 국립척수손상센터'의 소장이며 신경전문의였던 굿맨 박사가 척수 치료수단의 하나로 채택하면서 시작됐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심한 척수 상해를 입은 군인들에게 용기를 주는 운동으로 각광받았고, 1946년 미국 휠체어 농구협회(NWBA)가 만들어지면서 정식 경기로 발족했다.
우리나라에 휠체어 농구가 보급된 것은 1984년 삼육재활원 휠체어농구팀이 창단되면서다. 1년 뒤 재가 장애인을 중심으로 정립회관 휠체어농구팀이 만들어졌고, 이들은 삼육재활원 팀과 국내 최초로 휠체어 농구경기를 개최했다. 이후 대구시청, 서울비전, 고양시홀트 등 많은 팀이 생겨 현재 27개 팀(장애인 18팀, 비장애인 9팀)이 활동하고 있다. 비장애인팀은 중부대학교, 백석대학교, 영남대학교, 한신대학교 등 대학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지난 24일 오후 8시 부산 사상구 신라대 체육관은 초봄 날씨에도 시큼한 땀 냄새가 묻어났다. 농구대를 중심으로 한 무리의 휠체어 선수들이 재빠르게 움직이며 공을 주고받았다. 이동 속도와 회전이 빨라 순식간에 몸을 돌리면서 공을 주고받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내가 패스하게 놔둬." "우와, 형 때문에 맞을 뻔했잖아." "이 자슥아, 빨리 온나." 여기저기서 고함이 터져 나왔다. 상대편 공을 재빠르게 낚아챈 민경일 씨가 패스할 곳을 엿보다 호기롭게 골을 시도했다. "슛~ 골"을 외쳤지만 아쉽게도 공은 옆으로 튕겨 나갔다. "짜슥, 밥 안 먹었어? 배꼽에 힘을 더 주고 세게 던져야지." 같은 팀 권상민 씨가 핀잔을 줬다.
"키도 작은 데다 포지션이 가드라 휠체어도 낮아요. 의자가 높은 센터에 비해 불리한 점이 많지만 속도는 제일 빠르죠." 여러 차례 골을 놓친 민 씨가 멋쩍은 듯 휠체어를 탓했지만 그의 변명도 수긍이 갔다. 앉은 자세로 비장애인과 같은 3.05m의 농구 골대에 공을 넣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터. 옆에 있던 임광택 씨가 한마디 거들었다. "그래도 장애인, 비장애인 휠체어 농구단이 경기를 하면 비장애인들이 쉽게 못 이깁니다. 장애인 농구단이 스크린을 짜 압박을 하면 아무리 힘센 사람도 빠져나오지 못하죠. 거기다 휠체어를 다루는 기량 차이로 비장애인 휠체어 농구단이 판판이 깨져요."
두 시간 남짓 휠체어를 굴리며 한바탕 몸을 움직인 이들은 부산에서 유일하게 활동하는 부산골드윙스 휠체어 농구단(감독 김귀백 교수·영산대 레저건강관리학과). 지난 2007년 7월 창단했지만 선수단을 꾸리고 제대로 연습한 지는 몇 달이 안 됐다. 골드윙스 농구단 임광택 사무국장은 "창단 때는 12명까지 됐었는데 경기용 휠체어도 없고 조직도 정비가 안 되다 보니 하나 둘 빠져나갔습니다. 창단 3개월 뒤 2007 SK텔레콤배 전국 휠체어 농구대회에 참가했는데 보기 좋게 연패를 했어요. 어떤 대회는 예선 탈락했고. 의욕은 앞섰지만 선수나 제대로 된 휠체어가 없다 보니 말 그대로 오합지졸이었죠." 농구단을 만든 지체 4급 장애인인 임 사무국장은 동아대에서 농구를 전공한 전도유망한 학생이었다. 선수생활을 하던 지난 2000년 대퇴골이 썩는 병에 걸려 지금은 모두 인공관절로 대체했다. 이름뿐인 휠체어 농구단을 살리려면 경기용 휠체어 구입이 급선무였다. 일반 의료용 휠체어가 개당 30만~50만 원 선인 데 비해 경기용 휠체어는 500만~1000만 원대. 중고 가격도 20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임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남아 있던 몇몇 선수가 지난해 7월 경기용 휠체어 구입을 위한 일일호프를 열었고, 후원자들이 지갑을 열었다.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최근 경기용 휠체어 10대를 마련했고, 선수도 8명으로 늘어났다.
"휠체어 농구는 장애인 스포츠의 꽃으로 불립니다. 박진감이 넘쳐 장애인 스포츠 종목 중 항상 생중계할 정도로 인기가 있습니다. 휠체어끼리 부딪히면서 타이어 타는 냄새도 나고. 그렇다고 쉽게 다치진 않아요. 설사 넘어졌다 해도 선수들끼리 재빨리 일으켜 줍니다. 팀워크만큼은 어떤 종목보다 뛰어나죠." 김귀백 감독의 설명이다. 부산시 소속 좌식 배구 선수로도 뛰는 권상민 씨는 "한 번 시합에 나갔다 오면 온몸이 아파서 일주일은 아무 일도 못합니다. 그래도 숨을 헐떡이며 뛰고 땀을 흘릴 수 있는 운동을 한다는 게 행복합니다"고 말했다. 나보다 몸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 스크린을 짜 주고 한 몸같이 움직이는 팀워크를 매력으로 꼽은 임 사무국장은 부산 장애인 체육계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다. 휠체어 농구단 출발이 전국에서 가장 늦은데다 지원 또한 전무한 실정이라는 것. 무엇보다 '장애인들의 경기'라며 외면하는 시선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함께 할 가족을 모집 중인 골드윙스 농구단은 오는 4월 개최될 제15회 고양시컵 홀트 전국 휠체어 농구대회 우승을 바라보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011-9501-5573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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